혜강(惠岡) 최한기(崔漢綺, 1803-1877)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물리학과 관련된 여러 지식을 소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836년에 <추측록>(推測錄)과 <신기통>(神氣通)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곧 <기측체의>(氣測體義)라는 한권의 책으로 묶여 출판되었는데, 우리나라 경험철학의 가장 훌륭한 명저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한기는 이 책에서 빛, 소리, 온도와 습도 등 근대 물리학 지식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최한기는 당시 서양물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전통적인 동양의 기(氣)사상에 입각하여 설명하고 있다. 즉 빛과 소리, 열 등은 모두 기의 작용이라고 보았다. 이외에도 최한기는 오목렌즈와 볼록렌즈, 망원경, 온도계, 습도계 등 물리학과 관련된 다양한 기구들을 다루었다(박성래, 1993, pp. 83-88). 그는 온도계를 냉열기(冷熱器)라고 불렀으며, 습도계는 음청의(陰晴儀)라고 불렀다. 최한기는 1867년에 출판한 <성기운화>(星氣運化)라는 책에서 뉴턴의 이름을 ‘나단’(奈端)이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 책에는 케플러의 3법칙과 뉴턴의 역학이론이 소개되어 있다(박성래, 1998).
   
사물이 없는데 생각만 헛되이 발해도 알려지는 것이 없으며 사물이 있는데 생각을 발하지 않아도 알려지는 것이 없고 사물이 있고 이에 따라 생각이 발해야 비로소 알려지는 것이 있다.
-최한기 신기통 통허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