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 관련 학회 창립에 모태가 된 한국물리학회

  한국물리학회는 물리학 관련 학회가 탄생하는 데 모체가 되기도 하였다. 우선 광학 및 양자전자학 분과회에서 한국광학회가 만들어졌다. 산학협동을 위한 광학 및 양자전자학 분과회 워크숍은 1983년 12월부터 개최되었는데, 이 워크숍은 1990년까지 이어 왔으나 1989년 10월에 한국광학회가 설립되고 1990년에 본격적인 학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 워크숍이 한국광학회 정기 학술발표회로 전환되어 한국물리학회의 활동범위를 벗어나게 되었다. 또한 응용물리학 분과회의 활동으로부터 한국자기학회가 출범했다. 응용물리학 분과회는 1986년부터 매년 7월에 관심 분야별로 응용물리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는데, ‘자성재료와 응용’을 주제로 1990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제5회 응용물리 심포지엄을 계기로 한국자기학회가 탄생했다.
  1985년 진공을 필수로 하는 학문분야인 표면과학연구회가 구성되어 연 4회 세미나를 개최하던 중 1989년 7월 ‘표면과 계면과학’이란 주제로 연세대에서 열린 제4회 응용물리 심포지엄이 계기가 되어 1991년 2월 표준과학연구소에서 한국진공학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열고 1991년 7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한국진공학회 창립총회를 개최하였다.
  이와 같이 한국물리학회는 물리학 관련 학회들의 모체가 되어 왔으며 이로 인해 분과회의 세가 약간 위축된 적도 있었으나, 분리 이후에도 광학 및 양자전자학 분과회, 응용물리학 분과회는 발전을 거듭하였다.

원자 및 분자물리학분과회, 반도체물리학분과회, 천체물리학분과회의 설립

  원자·분자물리학은 광학, 레이저물리, 플라스마물리, 응집물리, 방사선물리, 고분자물리, 표면물리, 천체물리, 생물물리, 환경과학 등 많은 기초과학과 공학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원자물리학 분야는 원자시계, 고진공 기술, 고출력 레이저 개발, 핵융합, 반도체 산업 등 많은 응용분야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적으로 큰 관심사로 떠오르는 양자전산(quantum computing) 연구 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요성을 가진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분과 창립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분과 창립의 구심점이 될 만한 원로학자들이 원자·분자 분야에는 많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이러던 중 1988년 포항공과대학교에 부임한 석성호가 구심점이 되어 원자·분자물리학의 홍보와 분과 설립의 필요성을 설득하여 1992년 4월 원자 및 분자물리학분과회가 탄생하였다. 초대 분과회장은 석성호가 맡았다.
  1993년 한국물리학회 내에 반도체물리학분과회가 발족되면서 그동안 여러 반도체관련 학회의 개별적 학술활동을 통합하여 한국반도체학술대회를 1994년에 대한전자공학회, 대한전기공학회와 한국물리학회가 공동 개최하였다. 한국물리학회 반도체물리학분과회(회장: 민석기)가 주관하여 제1회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국내 반도체학술 행사를 통합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음은 물론 반도체 분야 학술발전을 도약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한국반도체학술대회는 매년 2월에 개최되어 왔으며, 제9회째는 학술발표 논문 801편에 등록 인원 1000명을 상회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학술대회로 발전하였다.
  천체물리학과 관련된 학자들은 1990년대 초까지 한국물리학회의 입자물리학분과회, 원자핵물리학분과회, 천문학회 등 천체물리와 유관한 분과나 학회에 소속되어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1980년 중반 이후 천체물리 분야를 독립 분과로 설립할 필요성이 증대되어 1990년 천체물리학분과회 설립 추진위원회가 발족되어 서강대 김영덕이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었다. 추진위원회는 1992년 봄, 가을 학회부터 천체물리학 독립 분과 회의를 운영하는 등 분과 설립을 위한 신청 준비를 하였다. 1995년 10월 6일 간사회의 건의로 10월 13일 분과 설립안이 이사회에서 심의되었고, 동년 10월 27일 정기총회에서 천체물리학분과회 설립안이 승인되어 천체물리학분과회가 결성되었다(초대회장 이철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