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리학회가 1952년 12월 7일 육이오전쟁의 와중에서 임시수도인 부산에서 창립된 지 어언 50년이 되었습니다. 한국물리학계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8.15 광복과 더불어 수물학회로 학회 활동이 시작되었으나 조직적인 학회 사업은 독립적인 한국물리학회가 창립된 이후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창기의 사회적 불안과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물리학회는 현재 7000여명의 회원을 가졌으며, 두 종류의 SCI 국제학술지 J. Korean Phys. Soc. 와 Current Appl. Phys. 그리고 1961년부터 발행되고 있는 국문 학회지 「새물리」와 일반에게 물리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지 「물리학과 첨단기술」을 매월 발간하고 있어, 양과 질적인 면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계를 선도하고 있는 학회로 발전하였습니다. 20세기에 현대물리학이 현대 과학기술에 큰 기여를 했던 것처럼, 20세기 후반 거의 무에서부터 시작한 한국물리학계의 비약적인 발전 역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것은 초창기부터 한국물리학회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않은 원로 회원들을 비롯하여 여러 회원들의 희생적 활동의 덕택이었습니다.
  창립 후 50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물리학회가 50년사를 발간하는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입니다. 한국물리학회50년사 발간사업은 초창기에 학회활동이 많으신 회원들이 생존하는 동안 보다 정확한 한국물리학회의 뿌리를 알아보고 정리하여 후대에 남기게 되며, 또 지금까지의 한국물리학회의 발자취를 회원들에게 알림으로서 앞으로의 학회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50년사 발간을 위해 지난 3년간 부족한 자료를 발굴하고, 원로 회원님들의 말씀을 녹취하고 검증해 50년사를 집필해 주신 한국물리학회 50년사 편찬위원들과 이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신 여러 회원들의 노고를 높이 치하하며 한국물리학회를 대표하여 감사드립니다. 또 이 사업은 한국물리학회 5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서 학회 회원들의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이 있어 다른 학회에서는 볼 수 없는 훌륭한 50년사를 얻게 되었음을 밝히고 싶습니다.
  아직도 한국물리학계는 선진국에 비하여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으며 일반 국민과 자라나는 세대들이 물리학에 관심을 많이 갖도록 선도해 가야할 과제가 있습니다. 21세기에서는 반드시 이를 극복하여야 될 것이며 이 책이 한국물리학회의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2년 12월
한국물리학회 회장 송 희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