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물리학의 역사는 그동안의 발자취를 더듬어볼 때 1960년대부터라고 여겨진다. 우리나라 물리학계의 1세대들이 1950년대를 전후하여 대한민국의 대학졸업자로서 배출되기 시작하였고 이들 1세대들이 우리나라 초창기 대학물리교육을 이끌어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였다. 1950년대는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하였으며 초보적이나마 연구활동이 시작된 것은 1960년초의 일이다. 이 당시 한국물리학회의 반도체물리학은 고체물리학분과회내에서 성숙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1993년 반도체물리학분과위원회 설립 전까지 지속되었다. 1970년대에 이르러 반도체물리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여 몇몇 중견 선배들을 중심으로 반도체분야의 연구활동이 활발해졌고 그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급속한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학회50주년에 이르기까지 한국 반도체물리학의 지난 40여년의 역사는 우리나라 근대산업사회의 발전역사와 궤도를 같이하면서, 반도체산업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데 과학기술 인력양성과 학문적 발전을 통하여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반도체물리학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60년대 “반도체물리학의 씨”를 처음으로 뿌린 사람들은 물리학회 회원들이었다. 즉 세계 2차대전과 한국전쟁의 양대 전쟁 틈바귀에서 20대의 학창시절을 보낸 불후의 파이오니어 정신을 가진 30대의 패기만만한 젊은 소장파 고체물리학자들이 하나 둘씩 대학이나 국공립 연구소의 연구실에 정착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연세대 물리학과 정중현, 경북대 물리학과의 라병욱과 박동수, 한국원자력연구소 고체물리연구실 김기수 실장, 고려대 물리학과 김희규, 서울대 물리학과 최병두, 한국과학기술연구소 고체물리연구실 정원 실장 등이다.
  1980년대 이후 정부·민간기업지원의 각종 국가·기업 연구개발 사업을 주도한 반도체물리학자들이 우수한 연구결과를 도출함은 물론 그 결과를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여 국내 반도체물리학의 위상을 제고시켰고, 또 이 과정에서 많은 연구인력이 배출되어 산업계와 연구소 및 학계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게 되었다. 2002년 현재 국내 반도체분야의 박사급 연구인력 약 1000여명 중에 반도체물리학을 전공한 인력이 약 3분의1 정도로 추정된다. 이러한 연구인력 중에는 국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도체 물리학자로 알려진 인사도 상당수 있고, 국내외 벤처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신흥기업인도 상당수 있다. 이는 국내 반도체 산업기술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2002년 현재 한국물리학회 반도체물리학분과 위원회 회원수는 350여명으로 각종 국제학술행사 참여는 물론 한국물리학회 춘·추계 학술대회에 발표한 논문만도 연간 250여 편에 이르고 있어 이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한국 반도체물리학 40년간의 발전사를 일반적인 역사기술 양식과 같이 여명기(1960-1971), 중흥기(1972-1982), 발전기(1983-1992), 성장기(1993-2002) 등으로 대략 10년 단위로 묶어서 그 발자취를 더듬어보기로 한다.


 

 

 

 

 

1993년 4월 17일 제66회 정기총회 때 반도체물리학분과회가 고체물리학분과회로부터 분리 독립 결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