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혁

  고에너지물리연구분야는 1950년대 초반 고에너지의 입자가속기들이 속속 건설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하여 1970년대 물질의 구조에 관한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하였고 1980년대부터 대형 가속기와 검출기를 건설하여 물질의 궁극구조와 표준모형의 미비점을 찾으려는 노력, 1990년대에는 우주 기원과의 연관성과 근원적인 대칭성에 대한 정확한 검증을 하기 위한 노력으로 더욱 확대 발전하게 되었다. 2000년대에는 사상 미증유의 초대형 가속기와 검출기, 최첨단 기술로 제작되는 우주환경에서의 검출기 등으로 물질의 궁극 구조와 우주의 기원에 관한 사실들이 더욱 많이 발전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그동안 선진국과 같은 환경을 갖추지 못하였으나, 고에너지물리학의 중요성이 국가적으로 인식되어, 국가지정분야 우수연구센터로서 처음으로 고에너지물리연구센터가 2000년에 설립되었다(초대소장: 손동철). 설립 후 2002년까지 동안 35명의 석사와 18명의 박사를 배출하였으며, 160여편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발표하는 등, 고에너지물리분야에서 국제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센터의 목표

  입자의 기본성질과 기본입자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수행을 위한 입자가속기와 검출기의 연구개발과, 새로운 입자의 발견과 새로운 현상을 규명함으로써 물질의 궁극적 구조와 우주의 진화에 대한 이해의 증진을 최종목표로 한다. 이를 위하여 우수연구집단을 형성하여 고에너지물리학과 관련된 국제협력연구의 구심체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국내 고에너지물리학의 연구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 발전시킨다.

연구 분야

(1) 고에너지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표준모형 정밀검증
  일본 KEK 연구소의 B 메존 공장(KEKB)에서 벨(Belle) 실험을 수행하여, B와 반(反)입자 사이의 CP 대칭성 깨짐 현상을 관측하고, 그 근원을 밝히며, 다량 생산된 B로부터 쿼크의 혼합과 회귀 붕괴현상을 탐색하여 표준모형을 정밀하게 검증한다. 또한, 이 연구소에서 생산된 중성미자를 250km 떨어진 카미오칸데(Kamiokande) 연구소의 지하 수퍼카미오칸데(Super - Kamiokande) 검출기에서 검출하여 중성미자 사이의 진동현상을 관측하는 K2K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2) 새로운 입자 탐색과 현상규명
미국 FNAL의 2 TeV 양성자 - 반양성자 가속기를 이용하여 질량의 근원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줄 힉스입자와 아직은(2002년까지는) 가설적인 초대칭입자를 탐색하고 이론을 검증하는 CDF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비슷한 연구 목적으로 CERN에서 14 TeV 양성자 - 반양성자 충돌실험을 하기 위한 CMS의 검출기의 일부를 제작하고 있다.

(3) 반물질과 암흑물질 연구 및 차세대선형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연구
  우주에서의 물질과 반물질의 구성비를 정밀 측정하고, 암흑물질의 큰 후보 중의 하나인 초대칭 뉴트랄리노를 탐색하기 위한 AMS 실험을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수행한다. 우주에서의 초전도 자석체 설계 및 제작, TRD 제작 등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미래 실험을 대비하기 위하여 차세대 선형가속기의 주요 부분인 모듈레이터 및 편극전자빔원, 또한 실험에 쓰일 검출기를 개발 목표로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연구성과

(1) 중성 B 메존 시스템에서 CP 깨짐(violation) 효과가 큼을 관측
  벨(Belle) 실험연구진은 일본 KEK 연구소에서 10 GeV 근방에서 양전자 - 전자 충돌 실험을 수행하여 2001년 7월 로마에서 열린 렙톤광자회의(Lepton - Photon Conference)에서 B 메존 시스템에서 CP깨짐 효과가 아주 큰 값으로 측정되었다고 보고하였다(“Observation of Large CP Violation in the Neutral B Meson System,” Physical Review Letters 87, 091802 (2001)). 이 결과는 같은 해 5월에 미국 SLAC에서 거의 같은 목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BaBar 실험연구진의 결과와 약 3σ 의 차이가 있는 값으로 향후 이에 대하여 상당히 논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P 깨짐은 K 메존, B 메존 등에서 관측되고 있는데, 물질과 반물질의 질량이 서로 다르고, 붕괴시간이 다를 수 있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물질 위주의 우주와 물질과 반물질이 대칭적으로 구성된 것으로 예상하는 우주 탄생 시점에서의 물리적인 과정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중요한 결과이다. 벨(Belle)의 한국 연구진은 이 연구분석에도 직접 기여하였으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자료 분석 및 결과처리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 중성미자의 진동현상 검증
센터 연구원인 서울대 김수봉과 전남대 김재률은 일본 KEK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중성미자 빔을 연구소와 250km 떨어진 검출기에 투사시켜 중성미자의 진동현상을 검증하고 중성미자 질량 존재에 관한 더욱 확고한 결과를 2001년 7월 10일 K2K 공동연구진과 동시에 발표하였다. 이 결과는 1999년 4월부터 2001년 4월까지 수집된 데이터 양, 즉 실험목표의 절반에 해당하는 데이터 분석에 의해 얻게 되었으며 중성미자의 진동변환이 없을 경우 수퍼카미오칸데에서 64개의 중성미자 충돌이 예상되었는데 실제로 관측된 것은 44개로 중성미자의 진동변환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97%의 신뢰도로 내린 결론이다. 이 진동현상은 중성미자의 질량이 0이 아님과 기존의 입자물리학 근간인 표준모형의 수정과 새로운 물리 존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K2K 연구진은 센터에 참여하는 서울대와 전남대 외에도 김종오(고려대), 방형찬(서울대), 임인택(전남대), 박명렬(동신대)과 10명의 연구원 및 석·박사과정의 학생으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대와 전남대 연구진은 중성미자 충돌 현상을 상세히 관측해내는 섬광궤적검출기와 뮤온검출기의 제작에 큰 공헌을 하였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작동시키고, 입자의 궤적을 효율적으로 찾아내는 알고리듬의 개발과 그 성능을 검증하고 평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Detection of Accelerator Produced Neutrinos at a Distance of 250 km,” Physics Letters B511, 178 - 184 (2001)).

(3) LEP가속기에서 표준모형의 힉스입자 후보 관측
  이 센터의 손동철은 유럽의 CERN에서의 LEP가속기를 이용한 L3 실험을 수행하여 2000년 11월에 힉스입자로 간주할 수 있는 깨끗한 후보를 관측하였다(“Higgs Candidates in e+e- Interactions at √s = 206.6 GeV,” Physics Letters B495, 18 - 25 (2000)). 질량 114.5 GeV/c2의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양전자 - 전자 충돌에서 백그라운드가 상대적으로 적은 Z보존의 뮤온 쌍으로의 붕괴와 함께, 힉스가 b 쿼크쌍으로 붕괴하는 현상을 직접 관측하였는데, 이 후보는 Z가 헤드론들로 붕괴하는 경우의 L3 실험의 후보와 ALEPH 실험의 후보들과 함께 유력한 힉스입자의 후보로 간주되고 있다.












고에너지 물리연구센터가 국가지정 우수연구센터로 2000년에 경북대학교에 설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