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통계물리학 월례회를 중심으로 한 강연회와 연구활동이 조직화되어 연구논문집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85년 봄 조순탁의 회갑을 기념하여 출판한 논문집 『統計物理學의 發展--龍峯 趙淳卓 敎授 華甲을 記念하여--』[3]가 효시이다. 이 논문집은 그 당시의 통계물리학 연구자들의 연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논문집이었다. 이 논문집은 열 및 통계물리학분과회의 공인하에 출판된 최초의 논문집이라는데 의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후 계속해서 이어져 출판되어온 『통계물리학의 발전』 또는 “Progress of Statistical Physics”로 명명된 통계물리학분과회의 연작(series) 논문집의 시작이라는 데 새로운 의미가 있다.
  논문집의 추진위원 대표인 강우형의 편집후기 일부분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이 논문집은 용봉 조순탁의 회갑을 기념하여 엮은 책자입니다. ----중략--- 이러한 뜻에서 본 논문집은 통계물리학 월례 발표회에서 있었던 논문들을 해설형식으로 풀어쓰도록 하였습니다. 따라서 본 논문집은 단순히 선생님의 회갑을 기념하는 논문집 이상의 뜻을 지니고자 하여 통계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기성 물리학자들이나 또 통계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알리는 입문서로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후략----”



  논문집 목차를 통해 1983-1984년에 통계물리학분과회에서 활발히 연구되었던 주제들은 비평형통계역학, 혼돈이론, 플라스마 난류 현상, 스핀계-다체계의 통계역학, 액체 헬륨이론, 프랙탈, 반도체 및 금속의 전자 다체계, 분자 운동론 등 다양한 다체계의 평형, 비평형 통계역학이 포함되어 있어서, 통계물리학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1985년 봄부터 대우재단이 통계물리학 월례회 모임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월례회 중심의 분과회활동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재정적 지원은 비록 그 절대 액수가 많지 않았지만 통계물리학분과회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는 종자돈이 되었음에는 틀림이 없었다. 더군다나 이때부터 국내외에서 연구 경험이 어느 정도 쌓인 젊은 통계물리학자들이 귀국하여 분과회활동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연구분야를 월례회를 통해 소개할 기회가 주어져, 이미 분과회활동을 하던 기존 분과회원들과 연구경험을 교환하는 등의 학술활동을 통해 공동연구의 초석을 쌓을 수 있었다. 또 외국의 저명한 통계물리학자들도 적게나마 마련된 재원을 통해 연 1-2 명 정도 월례회에서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1980년대의 통계물리학분과회활동은 1990년대의 활발한 연구활동을 위한 준비기 또는 개화기라고 할 수 있다. 또 1984년 이전에는 월례회가 열린 장소도 고려대학교의 강의실을 빌려서 이루어졌으나, 1985년 이후에는 대우재단의 지원하에 서울역 앞 대우재단 빌딩 내의 세미나실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1985 - 1987 년 사이에 있었던 월례회의 강연자 및 강연제목을 몇몇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다. 1985년에는 하라(H. Hara, Tohoku Univ.)-“Path Integral Representation of Generalized Random Walks and Its Application”, 김인묵(고려대)- “Exact solutions for infinite-range Hamiltonians”, 톰슨(C. J. Thomson, Melb.)- “Universal Critical Behavior of Simple Nonlinear Systems” 등 8회, 1986 년에는 홍종배(서울대)- “Statistical Mechanics of Strongly Coupled Classical Plasmas”, 김엽(경희대)-“A Lattice Rescaling Approach to Quantum Percolation”, 김상락(경기대)-“Nonequlibrium Molecular Dynamics and Shear Flow Effects on the Simple Fluid”, 후지타(S. Fujita, SUNY)-“Kinetic Theory of Fluid Viscosity” 등 7회, 1987년에는 성우경(포항공대)-“New Approach in the Kinetic Theory of Dense Fluids”, 최무영(서울대)-“신경조직망의 스핀모형”, 문희태(과기대)-“막흐름 연구의 새로운 방향”, 스즈키(M. Suzuki, 동경대)-“Spin Glasses, Percolation and Fractals”, 등 9회가 열렸다.
  1988년부터는 월례회에 외국학자 또는 외국 대학에 있는 한국 물리학자 등의 강연이 증가하는 등 외국과의 교류도 활발해지기 시작하는 해라 볼 수 있다. 1988년에 열린 월례회의 강연자와 강연제목을 인용해 보면 장회익(서울대)-“생명의 단위, 열역학 고찰을 중심으로”, 리(M.H. Lee, Georgia)-“Method of Recurrence Relations and Time Evolution in a Classical Oscillator Chain”, 우(F.Y. Wu, North Eastern)-“Potts Model and Graph Theory” 등, 김순경(Temple)-“Theorems on the Jordan-Schwinger Representations of Lie Algebras and their Applications to Many Body Theorem” 등과 같았고 총 9회가 열렸다.
  1989년에도 외국에서 귀국한 신진학자를 중심으로 한 월례회가 7회 개최되었는데 그중 몇 개를 살펴보면 박형규(Carnegi-Mellon)-“Commensurate-Incommensurate Phase Transition in Two-dimensional systems”, 김두철(서울대)-“등각장론과 임계현상”, 이상법(경북대)-“Monte Carlo Renormalization Method for Continuum Percolation” 등 이었다.
  1980년대 후반기 열 및 통계물리학분과회의 연구모임은 봄과 가을 물리학회회에서의 연구논문 발표회 및 월례회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즉 분과회의 연구활동의 결실로 분과회의 공식 인정 논문집을 매년 출판하게 되었는데, 그 1호가 1985년에 출판된 조순탁 회갑기념 논문집, 「통계물리학의 발전(Progress of Statistical Physics)」[3]이었다. 「통계물리학의 발전」 2호는 1986년 3월에 나온 「통계물리학의 연구」[4]였다. 이는 강우형이 편집자 대표로 되어 있고 대우재단 지원에 대한 보고서로 활용한 것으로, 월례회 등의 강연자료와 분과회소속 교수들의 연구결과들을 해설한 연구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수록된 논문은 총 14편이었다.
  또한 1987년과 1988 년에는 대우재단 지원연구비 중 일부를 활용하여 매년 1 차례씩 연수회(워크숍)를 대우재단 빌딩에서 열었다. 이 연수회는 월례회와는 달리 국내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분과회활동에 참여하는 연구자들이 1년 동안의 연구결과를 주로 발표하여, 서로 토론하는 분위기의 연수회였다. 이러한 연수회의 결과는 재정상 어려움으로 인하여 인쇄물로는 발표되지 못하고, 연수회 발표시 사용된 뷰 그래프들을 복사 제본하여 분과회 연구활동의 공식 자료로 보관하였는데, 1987년에 나온 것이 「통계물리학의 발전」 3호로 제목은 「통계물리학의 연구」[5]로 되어 있다. 또한 1988년 연수회의 결과로 나온 「통계물리학의 발전」 4호인 「통계물리학의 연구」[6]가 나왔다.
  이러한 분과회 연수회는 1989년에 이르러 획기적인 양자뜀을 하게 된다. 1989년 당시의 분과회 위원장이었던 김인묵 주도로 본격적인 연수회가 포항공대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전에 두세 차례 열린 연수회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첫번째로, 연수회를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개최하여 50여명이 참석하여 숙박을 같이하면서 21개의 초청강연을 소화, 본격적인 연수회의 형식을 갖추었다는 데 있다. 두번째로는 연수회의 프로시딩을 분과회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 영문으로 간행하여서 훌륭한 책자로 펴냈다는 데 있다. 프로시딩의 공식명칭은 “PROGRESS OF THEORETICAL PHYSICS Vol V., edited by I. Kim(김인묵) and D. Kim(김두철)(Minumsa Pub. Co., 1990)”[7]이다. 이러한 일이 가능했던 것은 학문 발전에 필요한 최소인원 이상의 연구자가 이미 한국에서 연구를 하기 시작하여 한국의 통계물리학의 급속한 발전이 1980년대 후반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 분야는 2000년대에 국제적으로 통계물리학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프로시딩의 공식명칭에 “Vol. V.”가 들어 간 것은 분과의 공식 연작 논문집 「통계물리학의 발전」의 제5권에 해당한다는 데에도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동 연수회가 여러 번 언급한 용봉 조순탁의 한양대학교 정년을 기념하는 연수회로 운영되었다는 데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통계물리학 월례회의 논문집은 1985년 봄 용봉 조순탁 화갑기념 논문집 출판이 그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