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통합형·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과목체계 개편과 고교 내신의 5등급 체제로의 전환을 주된 내용으로 지난 10월 10일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였다. 현행 선택과목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선택과목 없이 통합형으로 시험을 치르도록 제도를 수정하면서 과학탐구 영역 수험 과목으로 ‘통합과학’만을 포함하였다.
‘통합과학’은 모든 고등학교 1학년 대상 교과목으로 중학교까지 학습한 과학 내용과 연계하여 자연과 일상 경험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기초 소양을 함양하기 위한 과목이다. 따라서 ‘통합과학’은 모든 학생의 과학적 소양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수능은 대학에 진학할 학생의 수학 능력을 진단하기 위한 평가라는 점에서 기초 소양 과목만으로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현재의 ‘통합과학’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모든 사람이 갖추어야 할 기초 소양의 성격으로 구성되어 있어, 과학기술 분야로 진출할 학생들에게 필요한 능력을 함양하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이에 따라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공계열로 진출할 학생들의 기초 능력을 갖추기 위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4개의 일반선택 과목 및 ‘역학과 에너지’, ‘물질과 에너지’, ‘세포와 물질대사’,‘지구시스템과학’을 비롯한 8개의 진로 선택 과목을 고등학교 2~3학년 동안 학습하도록 구성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에 학습하는 ‘통합과학’만 수능에 포함되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양하게 개발된 일반선택 및 진로선택 과목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다. 또한 입시를 의식한 학교 현장에서 수능에 맞춰 통합과학 수준의 수업만 반복 운영하면서 이공계열의 미래 인재가 될 학생들의 기초 수학 능력이 매우 부족해질 것이 자명하다. 이는 결국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의 교육 기반의 붕괴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수능은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을 좌우하는 영향력이 큰 제도이다. ‘통합과학’만을 수능의 과학탐구영역 응시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유지한다면, 이공계 진로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이 과학과의 일반선택 및 진로선택 과목에서 제공하는 이공계 진로 기초 능력을 고등학교에서 충분히 갖출 기회를 박탈하게 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책임지고 있는 이공계 분야의 붕괴를 불어올 것이 자명하다. 이에, 교육부는 ‘통합과학’만 포함한 과학탐구영역 수능 과목안을 철회하고, 미래 이공계 인재들이 충분한 기초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된 방안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기초과학 학회협의체(기과협)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한다.
- 교육부는 이공계열 인재의 학력 저하를 유발할 통합과학만의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 교육부는 과학과의 일반선택 및 진로선택 과목의 수학 능력을 적절하게 평가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
- 교육부는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이끌 이공계열 인재들이 충분한 기초 교육을 받고 적절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것을 촉구한다.
2023년 10월 26일
기초과학 학회협의체 (기과협)
- 대한수학회
- 한국물리학회
- 대한화학회
- 한국지구과학연합회 (한국우주과학회, 한국기상학회, 한국지구과학회,
한국지질과학협의회, 한국천문학회, 한국해양학회)
- 한국생물과학협회 (한국생물교육학회, 한국동물분류학회, 한국유전학회,
한국환경생물학회, 한국식물분류학회, 한국진화학회)
- 한국통계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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